요즘 정치판은 서울시의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애들 밥주는 문제로 주민투표까지 발의하다니 이게 웬 막장인가 싶다.
평소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일을 벌이고있는지 신경쓸 시간이 없으니 잘 모르고있다가 뒤늦게 이 상황을 들여다보니 이건 뭐 논리도 없고 곱게 밥을 주겠다는것도 아니고 거기에 놀아나고있는 기분이 들어 불쾌하기까지 하다.
서울시의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서는 위키피디아가 가장 객관적으로 정리된 것 같으니 이쪽을 참고하는게 좋겠다.
일단 내 의견부터 툭 까놓고 얘기하자면 난 이 무상급식, 반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보편적 복지’를 말하기도, ‘공공교육서비스’를 말하기도 하는데 보편적 복지를 말하려면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시행을 하는게 맞는것(그 이유는 아래서 설명하기로 한다.)이라고 생각하고, ‘공공교육서비스’라는 측면으로 접근해서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들면 벌써부터 예산을 편성해서 당장 내년부터 밥을 주겠다 라고 나와서는 안될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건 서울시의회에서 무상급식에 대해 이상한 근거들을 끼워맞추며 밀어붙이기에만 바빴지, 주민들의 찬성/반대가 아니라 지금의 급식에 대한 현황도 모른채 그저 표심얻기에만 급급하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에서 보면 주민투표에 대해 시의원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우리가 선택받은 것은 우리의 정책에 찬성했기 때문’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당선될 수 있었던 건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거셌던 것이 일부 작용한 결과고 그들이 이렇다할 정책을 내놓지도 않았으면서 밑도끝도없이 그렇게 말하는 꼴이 우습기도 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공공교육서비스의 일부라고 생각하는게 그나마 더 적합하다고 본다.
현실을 조금 살펴보자.
일단 난 초등학교, 중학교때는 급식이 없어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도, 언제부턴가 급식을 한다고 해서 ‘교실에서 먹는’ 급식을 먹기도 했고 고등학교때는 (수용인원이 대략 120명쯤 되는 중,고등학교가 같이 이용하는)식당에서 급식을 먹었다. 그리고 교육실습을 나갔던 학교는 꽤 큰 큐모의 학생식당에서 급식을 했었다.
외형적인 차이는 이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초등학교때는 담임선생님이 교실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영양사가 교실마다 지나다니면서 급식지도를 하기도 하고 학부모회 부모님들이 와서 도와주기도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중학교때는 애들이 먹든지 말든지 그냥 냅둬서 줄을 늦게서면 좀 맛있다는 반찬들은 이미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편식이나 식습관에 대해서 지도하는 경우는 없었다 한차례도.
고등학교때의 학생식당은 직원들이 배식을 균형있게 해주는 편이었지만 빨리 먹고 자리를 비워줘야 다음사람이 밥을 먹기때문에 지도는 커녕 빨리먹고 일어나라고 하기 바빴던 반면 어떤 학교는 그럴듯하게 갖춰진 학생식당에서 균형있는 배식은 물론, 영양사와 교사들이 상주하면서 식습관에 대한 지도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 부칙 제 1조에 보면 이 조례안의 공포일로부터 시행한다고 되어있다. 학교마다 급식환경도, 급식비도 다른마당에 준비할 시간도 없이 바로 시행한다니 이게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인가?
무상급식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꽤 재미있는 강의를 찾아보게 되었다.
덧 : 강사의 개인적인 견해가 나타나고있긴 하지만 알아서 걸러내고 보기를 바란다.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는 세금을 낸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민국은 복지국가’라고 말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국민들이 낸 세금은 국가의 운영과 국민 복지의 증진을 위해 쓰이고 있을것이다.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복지는 모두가 똑같이 ‘누려야’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전세계에서 감탄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복지혜택인 의료보험, 그걸 모든 국민이 똑같이 혜택을 받고있는걸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고등학교다니는 내 사촌동생이나 돈방석에 앉아 사는 이건희회장이나 감기걸려서 동네 병원에 가면 똑같이 진료받고 똑같이 처방을 받는다.
내 사촌동생은 의료보험료를 안내고(부모님이 내기는 하지만), 이건희회장은 그 소득에서 일정비율을 의료보험료로 낸다.
무조건적으로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만든게 아니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말했던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근거이기도 하다.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사람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중에 가장 많이들 하는 질문이 ‘왜 이건희 회장 손자에게 공짜밥은 주면 안되고 공짜 교육은 받아도 되는가?’ 다.
이건희 회장 손자가 공짜교육을 받고있지도 않지만, 그걸 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건 헌법에도 국민 모두가 능력에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있고, 소득이 있는 국민 모두에게 교육세를 받아 평준화된 수준의 교육시설을 통해 공교육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라는건 물질적인 개념이 아니라 가치로 받아들여야 한다.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누구나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건 65세 이상이면 누구나 똑같이 지하철을 공짜로 타야한다는 식의 개념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 거동이 점점 힘들어졌을 어르신들에게 별도로 편의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고, 만 65세 이상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무상교육에 대해서는 납득하면서 무상급식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건 사회권인 무상교육은 모두가 평준화된 수준의 교육을 똑같이 받는다는것이지만 무상급식은 모두가 똑같은 음식을 똑같은 양만큼 먹지 않기 때문이고, 무상급식을 공공교육서비스의 일부라고 보더라도 지금의 현실에서는 모두가 평균적인 환경에서 보편적인 식습관에 대한 지도를 받을 수도 없다.
일각에서는 무상급식에 찬성한다면 투표를 하지 않으면 된다는 몰지각한 여론몰이를 한다.
어쩌다 이나라가 애들 밥그릇을 가지고 저따위 장난질이나 일삼는 짐승만도 못한것들이 이나라 정치를 잡고있는지 한심하고 답답하기 이를데가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반대하는게 아니라 준비된 것 하나 없는 이 상황에 만들어진 ‘무상급식 조례안 부칙 제 1조’에 반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상급식을 ‘하위 50% 계층에계만 시행’한다는 것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 중에 제일 납득하기 어려운 건 가난한 아이가 가난하다고 말하지 않고 무상급식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야한다는 말이다.
가난한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그 세금을 쏟아부을게 아니라 가난한 사람을 우습게아는 이 사회를 바로잡아야한다고 말해주고싶다.
그리고 당장 내일부터 50%에게만 무상급식을 지원하겠다는게 아닌이상 거기에 대한 세원확보와 제도적 장치 마련을 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내가 이 글을 쓰는건 무상급식 전면시행에 대한 찬성/반대에 대해 싸우자고 쓴 글은 아니다.
물론 나도 내 개인적인 견해가 있기때문에, 그리고 내 블로그는 언론이 아니기때문에 개인적인 내 견해가 많이 들어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내가 하고싶은 말은 이거다.
우리 모두 주민투표에서 각자의 의견을 전달하고 다수가 공감하는 복지국가를 만들자.
그리고 한심하게 애들 밥그릇으로 정치싸움하는 저 나쁜새끼들부터 몰아내자.